북한 “자본주의 배우자” 美에 노크…홍콩일간지 보도

  • 입력 1999년 11월 18일 20시 02분


북한은 ‘경제적 붕괴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자본주의 논리로 무장하고 있다’고 홍콩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18일 중국 베이징(北京)발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은 외국의 개념을 학습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전했다. 다음은 그 요지.

지난 몇 주일 동안 북한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자본주의 원리를 북한 관리들에게 교육시키는 방안을 미국 워싱턴의 연구기관들과 조용히 협의했다. 지난 몇년간 북한이 실시해온 고위관료 학습프로그램의 후속조치다.

자본주의 학습은 한때 북한에서 정치적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은 자본주의를 더욱 열심히 학습하고 싶다는 의사를 다시 내비치고 있다. 이는 외국 자본을 유치하기 위한 것으로 북―미관계 개선에 힘입은 바 크다.

유엔의 대북 교육프로그램에 관여했던 이안 데이비스는 “북한은 교역과 외국인의 대북투자를 늘리고 싶어하나 이를 위해서는 먼저 관련용어를 알아야 한다”며 “자본주의 학습이 필요한 것은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대 법대 제롬 코헨 교수는 내년 초 베이징에서 북한 관리들을 대상으로 세번째 세미나를 연다. 그동안의 세미나에서는 회사법 중재 파산 등의 개념이 다뤄졌다.

호주국립대는 97년과 98년에 이어 북한의 대외무역 관계자들을 교육시키는 방안을 북한과 협의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도 북한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준비중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유엔개발계획(UNDP)은 그동안 추진하다 연기한 북한 중앙은행 관계자 교육 일정을 재조정하려 하고 있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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