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고엽제]美국방부 동아태대변인 "국무장관이 살포 승인"

  • 입력 1999년 11월 18일 20시 02분


60년대 비무장지대(DMZ) 일대 고엽제 살포작전의 책임을 한국과 미국 정부가 엇갈리게 발표한 것은 미국 국방부의 잘못 때문이었던 것으로 판명됐다.

미 국방부 동아태담당 대변인 테리 서덜랜드 소령은 17일 동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미국측이 처음부터 이 작전을 입안해 실험을 거친 뒤 한국정부에 제안했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전날 크레이크 퀴글리 국방부대변인이 한국정부가 미국에 요청해 고엽제를 사서 뿌린 것으로 설명한 것은 잘못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서덜랜드소령과의 일문일답.

―한국과 미국의 설명이 다른 데 어느쪽이 맞는가.

“어제 퀴글리대변인의 설명은 한국정부와 군이 결정했다는 것이었다. 이 계획은 한국의 국무총리가 승인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이다. 뭐가 잘못됐는가.”

―누가 이 계획을 먼저 제안했는가.

“당시 상황으로 돌아가보자. 휴전선 일대에 녹음이 우거져 북한군의 침투에 취약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대안들이 나올 수 있었다. 그 중 하나가 고엽제 살포계획이었다.”

―여러 대안을 제시하고 그 중 고엽제 살포를 제안한 것은 미군인가.

“그렇다. 하지만 한국 국무총리의 승인을 거쳤다.”

―미국 국무장관은 왜 관여했는가.

“고엽제 살포가 정전협정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기 위한 것이었고 큰 영향이 없다는 판단이 내려져 한국에 이 계획을 제안했다. 사람들은 고엽제라면 자꾸 베트남전을 연상하고 거대한 폭발을 연상하는데 이것은 기본적으로 잡초를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공중에서 투하한 것도 아니고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당시 안보적 관점에서 보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잡초를 제거했어야 했다.”

―어제 한국의 책임을 강조한 것은 잠재적 고엽제 피해자에 대한 법적 책임이 걸려 있기 때문인가.

“법적 책임 문제는 한국정부에 물어보라.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은 한국정부다.”

―미국은 책임이 없는가.

“나는 말할 위치에 있지 않다. 이만 전화를 끊는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