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자료 단독입수]"한국전때 蘇공군 7만2천명 파병"

  • 입력 1999년 11월 19일 19시 40분


6·25전쟁 당시 소련이 북한을 돕기 위해 공군 조종사 등 연인원 7만2000여명의 병력을 파병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소련이 북한의 남침계획을 지원하고 전쟁기간 중 일부 병력을 중공군으로 위장시켜 참전했다는 사실은 알려졌으나 파병규모와전과가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일 본사가 입수한 중국공산당 자료에 따르면 소련은 6·25전쟁 기간 중 12개 공군부대를 한반도에 투입해 미군을 주축으로 한 유엔군 전투기와 공중전을 벌였다는 것이다.

당시 한반도에 교대로 투입된 소련 공군병력은 모두 7만2000여명으로 52년의 경우 가장 많은 2만6000여명이었다고 이 자료는 기록했다.

중국공산당 자료는 이어 소련 전투기가 공중전을 벌여 유엔군 전투기 1097대를 격추시켰으며 소련측은 335대가 격추됐고 이 과정에서 조종사 299명이 전사했다고 적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공군이 94년 발간한 ‘공군 45년사’에는 전쟁 때 유엔군 전투기가 1254대, 공산군 전투기는 754대가 격추됐다고 기록돼 있다.

한편 중국공산당 자료에 따르면 스탈린은 50년1월 미국이 국무장관 애치슨의 기자회견을 통해 남한을 동북아 방위선에서 제외하자 미국이 개입하지 않으리라는 확신 아래 김일성(金日成)의 남침계획에 동의하고 전쟁 준비를 적극적으로 도왔지만 관련증거를 남기지 말라고 지시했다.

또 소련 지도부는 50년9월 인천상륙작전을 계기로 전세가 역전되자 김일성에게 “잔여부대를 이끌고 중국과 소련으로 철수하라”고 지시했으며 소련 공산당 정치국은 최악의 경우 북한을 포기하더라도 미국과의 전쟁은 피해야 한다는 방침을 결정했다고 중국측 자료는 밝혔다.

이와 함께 스탈린은 마오쩌둥(毛澤東)에게 중공군 파병을 강력히 요청하면서 정규군이 아닌 지원군 형식을 유지하도록 권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학준(金學俊)인천대총장은 “미국은 당시 소련공군이 대규모로 참전한 사실이 공개되면 강경대응하라는 국내외의 압력에 부닥치고 결과적으로 소련과 심각하게 충돌할 것을 우려해 전쟁기간중 소련군 참전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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