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대통령은 이날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OSCE 정상회담 연설에서 “체첸사태는 살인자와 악당을 공격하는 (러시아) 내부문제”라며 “서방이 왈가왈부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과 프랑스 독일 등은 “체첸내 민간인들에 대한 살육을 더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며 체첸전쟁을 즉각중단하라고 맞섰다.
정상들의 연설이 끝난 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옐친 대통령을 만났으나 체첸사태에 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러시아의 반발에 따라 19일 폐막성명에 체첸전쟁의 정치적 타결을 촉구하는 문항을 집어넣으려던 서방의 노력은 실패했다. 다만 OSCE대표단의 체첸 방문을 허용하는 상징적 내용이 채택됐다.
옐친 대통령이 서방의 체첸개입에 대해 조기귀국이라는 강수를 채택함에 따라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위체제(NMD) 추진 등으로 인해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가 상당기간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