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리 진상규명 이제 韓美정부가 나설 차례

  • 입력 1999년 11월 21일 20시 28분


“미국 방문을 통해 50년 동안 가슴에 묻어뒀던 ‘노근리사건’의 진상을 전세계에 알린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미국 기독교교회협의회(NCC―USA) 초청으로 8일 출국했던 노근리 양민 학살사건 대책위원장 정은용(鄭殷溶·76)씨가 19일 귀국했다.

정씨는 21일 “미 국방부를 방문해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가감없이 설명했다”며 “이제는 한국과 미국정부가 진상조사에 나설 차례”라고 말했다.

그는 “워싱턴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이 사건을 공개한 것이 가장 큰 성과였다”며 “특히 유럽 언론들의 대대적인 보도로 이 사건이 유럽에도 자세히 알려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있는 올드스톤 장로교회에서 가해 장병들과 만났으나 이미 한국을 방문했던 에드워드 데일리를 제외한 나머지 2명은 당시 현장에 있지 않았다고 주장해 ‘화해의 기회’는 갖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정씨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저명한 유태인인권단체 관계자와 만나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고 해결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한편 정씨는 귀국에 앞서 18일 로스앤젤레스공항에서 미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CKCSC)가 주는 인권상을 수상했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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