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직후 독일 정치인들과 만네스만의 근로자들은 “합병이 이뤄지면 만네스만의 근로자 13만명중 상당수가 해고될 것”이라며 “독일 정재계가 나서 합병을 막아줄 것을 요청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지가 20일 전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이날 프랑스 르몽드지와의 회견에서 “적대적 M&A는 기업문화를 파괴한다”며 “보다폰은 협력을 중요시하는 독일식 자본주의를 얕보고 있다”고 비난했다.
슈뢰더 총리는 내달 7일 열리는 유럽연합(EU)국제시장위원회에서 새 M&A 가이드라인을 통과시켜 보다폰의 합병을 막을 생각이라고 독일 언론이 전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 젠트 보다폰사장은 “M&A는 시장원리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며 “독일 정부는 합병에 개입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젠트 사장은 “슈뢰더 총리는 M&A가 주주들 사이의 문제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영국 언론은 두 회사의 합병성사 가능성이 60%정도 된다며 은근히 보다폰을 지원하고 있다.
싸움이 미국과 프랑스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벨애틀랜틱 등 미 통신회사들이 만네스만을 지원할 ‘백기사’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만네스만은 합병을 저지하기 위해 프랑스의 비벤디사와 텔레콤 부문을 합병하는 방안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