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무관세 연장' 美 뉴라운드서 1순위 협상

  • 입력 1999년 11월 22일 19시 11분


30일 미국 시애틀에서 시작되는 세계무역기구(WTO) 제3차 각료회의에서는 95년 WTO 출범 이후 첫번째 다자간 무역협상을 뜻하는 뉴라운드가 사실상 출범한다.

뉴라운드에서는 93년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종료 때 추가 개방협상을 벌이기로 약속한 농업과 서비스 분야 이외에 △공산품 관세인하 △자의적 반덤핑조치 규제 △개발도상국 우대조항 등의 의제도 다뤄질 예정이다.

미국은 뉴라운드와 관련해 3단계 협상전략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UR협상에서 농산물과 서비스 분야의 개방이 미흡해 손해를 봤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은 그 손해를 이번에 만회하려 하고 있다.

21일 주미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미 무역대표부(USTR)는 1단계로 시애틀 각료회의에서 △전자상거래의 무관세조치 연장 △정부조달 투명성협정 체결 △화학 에너지 환경 임산품 수산품 등 8개 주요 품목의 관세철폐 또는 인하(ATL)조치 타결을 시도할 예정이다.

2단계는 이번 각료회의에서 설정할 의제를 3년 이내에 합의할 수 있는 문제로 국한하는 것. UR에 8년, 도쿄(東京)라운드에 6년이라는 오랜 기간이 소요된 것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3년내 합의가능한 의제에는 농산물 서비스 공산품 시장개방이 주로 포함된다.

3단계는 의제로 합의하지 못한 분야를 작업계획(work program)에 넣어 앞으로 계속 연구해 나가자는 것. 여기에는 무역이 환경 또는 근로조건에 미치는 영향이나 WTO 조직의 개혁 개방 같은 장기현안이 포함된다.

그러나 미국과 달리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단계적 접근보다 포괄적 협상과 일괄타결 방식을 지지하고 있다. 단계적 협상에 따라 사안별로 협상하면 농산물과 서비스 분야에서 압도적 우위에 있는 미국에 맞서 협상카드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참여국 사이에 협상의 이익을 골고루 배분하기 위해서도 모든 카드를 한꺼번에 꺼내보인 뒤에 협상하는 것이 타결의 지름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WTO각료회의는 협상대상을 결정하기 앞서 협상방식을 정하는 것 자체도 중요한 의제가 될 만큼 난관이 많다. 각료선언이 채택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한편 미국과의 WTO 가입 협상을 끝낸 중국은 정회원으로 가입하기에는 시일이 촉박해 이번 회의에는 옵서버로 참여할 전망이다. 그러나 웬만한 정회원국보다 더 큰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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