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 유력후보들의 외교노선이 관심을 끄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민주당 후보군인 앨 고어 부통령이나 빌 브래들리 전상원의원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이 작성한 대북 포괄적 접근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정책이 입안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공화당 출신의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가 당선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부시 주지사가 19일 발표한 대선외교정책은 클린턴 행정부의 현 외교입지보다는 강경기조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대한(對韓)방위공약을 준수하겠다”는 정도로 넘어갔지만 중국을 ‘전략적 파트너가 아닌 경쟁자’로 규정했다. 중국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강도높게 비판을 가했다. 따라서 미중 관계가 꼬여 북한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중국이 한미일 3국의 포괄정책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경우 대북 억지력 자체가 약화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올 2월 북한에 대해 ‘채찍’과 ‘당근’의 병행을 강조한 ‘아미티지 보고서’의 작성자 리처드 아미티지 전국방차관보가 부시 캠프의 참모로 있다는 사실도 눈여겨 볼 만한 대목.
그러나 한국 정부당국자들은 미 공화당이 집권하더라도 대북정책의 기조가 변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내년초로 예정된 북―미 고위급회담에서 북―미 관계가 진척되면 대북정책의 물줄기를 돌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판단이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