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총리직 놓고 두 여걸 격돌

  • 입력 1999년 11월 26일 18시 48분


뉴질랜드 헌정 사상 처음으로 두 여성이 총리직을 놓고 대결하고 있다.

27일 총선에서 격돌하는 집권 국민당의 제니 시플리 총리(47)와 제1야당인 노동당의 헬렌 클라크 당수(49)가 그들. 두 사람은 각기 다른 색깔로 유권자들을 휘어잡고 있는 숙명의 라이벌이기도 하다.

정계 입문 10년만인 97년 첫 여성 총리가 된 시플리는 합리적인 판단력과 정치적 결단력이 뛰어난 인물. 부드러운 외모에 두 자녀의 자상한 엄마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어 평판이 좋다.

반면 클라크 노동당 당수는 81년 정계에 입문한 뒤 첫 여성당수, 첫 여성장관, 첫 여성부총리 등의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직업을 가진 여성들에게는 우상과 같은 존재이다. 클라크는 강인한 외모에서 느껴지듯 정치에 전념하기 위해 결혼 후에도 아이를 갖지 않았을 만큼 무서운 집념의 소유자다. 정치적 성향은 좌파에 가깝다.

총선 전망과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26일 야당인 노동당이 여론조사결과 39%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동당은 연합당(여론조사 지지율8%) 녹색당(6%)과 좌파연합을 구성하고 있어 집권 가능성이 크다. 좌파연합은 120석 중 67석 전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당 지지율은 31%에 그쳐 9년 만에 정권을 내줄 가능성이 크다. 시플리 총리는 25일 “향후 2년간 4%의 경제성장을 달성하고 3년간 11만5000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여론조사결과에서 앞서고 있는 노동당 클라크 당수는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만큼 승리를 확신하다”고 말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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