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정가 향응-뇌물수수 의혹 등 '스캔들 얼룩'

  • 입력 1999년 11월 28일 18시 51분


독일 정가가 시끄럽다. 집권 사민당(SPD)과 제1야당 기민당(CDU) 소속 정치인들이 각기 향응과 뇌물 수수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게르하르트 슈뢰더총리 집권 이후 정치 노선과 정책 대결에 치중해온 독일 정국도 이웃 프랑스나 영국처럼 ‘스캔들 정국’으로 변해가고 있다.

▽사민당〓슈뢰더총리의 측근인 게르하르트 글로고브스키 니더작센주 총리가 기업체로부터 향응을 받았다는 스캔들 때문에 26일 사직했다. 그는 니더작센주에서 오랫동안 내무장관을 지내면서 니더작센주 총리였던 슈뢰더를 줄곧 보필해왔다. 지난해 9월 슈뢰더가 연방정부 총리로 당선되자 주총리 자리를 물려받을 만큼 슈뢰더총리의 신임 또한 두터웠다. 그러나 주총리에 오른 뒤 지난해 기업의 지원을 받아 이집트를 방문하는가 하면 업체들에 자신의 결혼식 피로연 비용을 청구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슈뢰더총리는 글로고브스키가 사임한 다음날인 27일 하노버에서 니더작센주 사민당지구당대회를 열고 지그마르 가브리엘(40)을 니더작센주 총리후보로 선출했다.

▽기민당〓91년 기민당 정부가 불법 정치자금을 비밀리에 모금한 사실을 당시 헬무트 콜총리가 알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이너 가이슬러 전 기민당 사무총장은 26일 당시 기민당은 비자금 관리를 위한 10개의 비밀계좌를 갖고 있었으며 콜총리와 재무담당자가 이를 직접 관리했다고 밝혔다. 중도좌파 일간지인 쥐트 도이체 차이퉁은 독일 군수업체 티센측 무기중개상이 당시 기민당 재정국장에게 전달한 100만 마르크가 비밀계좌로 입금됐다고 보도했다. 뇌물스캔들은 기민당을 음해하려는 비열한 음모라고 주장하며 22일 자청해서 기자회견까지 가졌던 콜 전총리는 더욱 궁지에 몰렸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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