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와 좌초 우려속에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각국 통상장관들은 실질적인 협상을 벌이기 보다는 뉴라운드의 협상의제 결정에 주력할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주 제네바에서 열린 회담에서 회원국 대표들은 각료회의 최종발표문의 문안에도 합의하지 못하는 등 회의가 열리기 이전부터 회원국들간의 불화가 표면화돼왔다.
또 농업보조금과 생명공학의 장래에 대해서는 미국과 유럽이 심각한 이견을 드러내고 있고 개도국들은 선진국들의 노동.환경기준 등 사회문제의 의제채택 노력을 가장된 보호주의로 간주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많은 회원국 대표단들은 저가상품 수출업자들에게 벌칙관세를 부과하는 미국의 반덤핑제도에 대해 WTO가 보다 확고한 태도를 취하기를 원하고 있다.
오는 12월1일 각료회의에서 연설할 예정인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도 이같은 회원국들간의 이견을 좁히기 위해 주요국가 정상들을 시애틀로 초대하려 했으나 무산됐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 마이클 무어 WTO사무총장은 “회원국들이 상호이익을 무시하고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기를 거부한다면 이번 회담에서 우리는 합의에 실패할것이며 더 나아가 실패하기로 합의하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파스칼 라미 무역담당 집행위원도 시애틀 각료회의에서 뉴라운드를 출범시킬 수 있을지 전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샬린 바셰프스키 미국 무역대표 회의 개막전의 불화를 유리한 입장에 서기위한 전형적인 조종행위라며 이것이 회의결과에 반드시 나쁜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전미 트럭운전사노조를 비롯, 5만여명에 이르는 시위대가 이번 회의기간중시애틀로 찾아와 국제자본과 투자의 자유로운 흐름으로 대변되는 경제적 국제화를 비난하고 WTO에 대해 기업보다는 인간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제노동계 지도자들은 이미 지난 28일부터 WTO에 대한 항의 캠페인을 시작, 각국 대표들이 회의에서 노동자권리를 거론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직접행동네트워크(DAN)'는 시내 중심가에서 행진을 벌였다.
뉴라운드는 지난 86년부터 8년간 계속된 끝에 WTO를 출범시킨 우루과이라운드(UR)의 후속협상으로 농업과 서비스분야는 UR에서 참가국들이 추후 협상의 기설정의제로 남겨놓았었다.
[시애틀 AFP AP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