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농산물협상 韓-日과 공동보조"

  • 입력 1999년 11월 29일 19시 13분


“세계무역기구(WTO)는 먹을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소비자의 권리를 빼앗지말라.”

WTO각료회의 개막을 이틀 앞둔 28일(현지시간) 회의 개최지인 미국 시애틀에서는 농산물개방 반대론자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전의(戰意)를 불태웠다.

파스칼 라미 유럽연합(EU)협상단 대표(EU집행위원)는 각료회의장인 워싱턴주(州)무역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농산물도 공산품과 똑같은 수준으로 시장개방이 이뤄져야 한다는 미국 등 농산물 수출국들의 주장은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상과정에서 (식량안보 환경보전 홍수방지 등) 농업의 비교역적 기능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한국 일본 등과 공동 대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 협상대표단 고위관계자는 “최근 EU가 미국과의 막후협상을 통해 농산물을 포기하는 대신 서비스 등 나머지 분야에서 이익을 챙길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어 왔다”며 “라미 집행위원의 발언은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상징인 맥도널드 햄버거와의 전쟁을 선포해 화제를 뿌렸던 조제 보베 프랑스 농민연맹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WTO가 농산물시장 자유화를 통해 유전자조작농산물(GMO)과 호르몬쇠고기(성장호르몬을 주입해 기른 미국산 쇠고기)를 전세계에 유통시키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8월 미국정부가 프랑스 농산물에 높은 관세를 매긴데 대해 반발, 공사중인 맥도널드 체인점을 훼손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전국에서 답지한 성금으로 2000여만원의 보석금을 지불하고 3주만에 풀려나 ‘프랑스 농민의 영웅’으로 떠오른 인물.

〈시애틀〓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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