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WT紙 "F-16 잦은 추락 기체결함 때문"

  • 입력 1999년 11월 29일 19시 13분


미국 공군의 주력기종 가운데 하나인 F16전투기가 엔진 고장으로 잦은 추락사고를 일으켜 안전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일간지 워싱턴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F16기는 한국 공군의 주력기종이기도 하다.

이 신문은 올들어 9월말까지 9개월 동안 F16기가 12건의 추락사고를 일으켰고 그 가운데 9건이 엔진등 기체결함에 의한 것이었다고 미 공군의 사고조사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전투기 추락사고 원인의 절반 정도는 조종사 실수. 이에 비하면 올해 F16기 추락사고 원인에서 차지하는 기체결함의 비율은 유례없이 높은 것이어서 미 공군이 이례적으로 F16기의 엔진에 대한 특별회의를 열기도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런데도 지나친 보안 위주의 군(軍) 운영, 정부와 제조회사의 면책특권, 외부감시체제의 결여, 정보공개의 제약 때문에 사고원인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이 신문은 비판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최근 F16기 추락사고에서는 조종사의 방향감각이나 의식 상실, 야생조류와의 충돌 등도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그보다는 △터빈날개 작동 중지 △압축펌프 봉인 결함 △컴퓨터 고장 △용접 균열 등 기체결함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것.

이에 앞서 지난해 겨울 F16기 712대의 엔진을 조사한 결과 63대가 작동중단을 초래할 만한 용접 균열을 보이고 있었으며 조사시점까지 이미 11대가 비행 중 작동중단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미 공군은 현재 1443대의 F16기와 2022대의 엔진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프래트 앤드 휘트니사가 1051대, 제너럴 일렉트릭스(GE)사가 971대의 엔진을 납품했다. 그러나 엔진고장 건수에서는 프래트 앤드 휘트니사가 85건으로 GE모델(34건)보다 두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신문은 F16기가 단발 엔진을 장착하고 있어 치명적인 사고를 예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주력기종인 F15기도 F16기에 못지 않은 엔진고장률을 보이지만 쌍발엔진을 장착하고 있어 치명적인 사고율은 절반밖에 안된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이에 대해 F16기 제조회사인 록히드사는 F16과 F15기의 임무가 다르기 때문에 평면적인 비교는 곤란하며 미 공군이 F16기를 계속 구매하는 것이 F16기에 대한 신뢰를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GE측도 “엔진고장은 구조적 원인보다는 너무 잦은 이륙과 착륙에서 오는 주기적인 원인에서 연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