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정당으로 구성된 집권 국민전선(BN·74년 이후 계속집권)은 하원 193석중 148석을 차지했다고 외신이 30일 전했다. 95년 총선 때의 162석보다 줄었지만 이번 목표였던 3분의 2 이상 의석을 얻은 것.
말레이시아에서 처음으로 4개 야당이 연합한 대체전선(BA)은 목표했던 65석에 크게 못미친 42석을 얻는데 그쳤다. 나머지 3석은 무소속과 군소 야당.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74)에 대한 신임투표의 성격도 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마하티르는 총리 5회 연임에 성공하게 됐다. 19년째 집권중인 마하티르는 선출직으로서는 아시아 최장기 집권자다.
이번 선거에서 연립여당 의석이 처음으로 3분의 2에 미달하면 마하티르는 당수 및 총리직 사퇴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여당 승리의 결정적 요인은 경제회복. 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침체됐던 경제가 올 상반기에 8%대의 성장을 기록하며 뚜렷이 회복되자 유권자들은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슬람 원리주의를 내세운 야당을 견제하려는 화교와 인도계 주민의 표가 여당에 쏠린 것도 승리요인이다.
그러나 마하티르도 상처를 입었다. 여당은 11개주 가운데 이슬람세력의 중심지 테렝가누주(州)와 여당의 전통적 텃밭인 켈란탄주에서 졌다.
정적(政敵)인 안와르 이브라힘 전부총리의 부인 아지자가 당선됐고 마하티르의 득표수가 95년 총선보다 7000표 가까이 적은 1만표에 그친 것도 마하티르의 앞날에 짐이 될 수 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