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뇌물 스캔들' 일파만파…콜前총리 '비밀계좌' 시인

  • 입력 1999년 12월 1일 19시 19분


군수업체로부터 집권당 당직자가 뇌물을 받았다는 요지의 독일 ‘뇌물 스캔들’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기민당 콜前총리 비밀계좌 존재 시인▼

헬무트 콜 전 독일총리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총리로 재직중이던 91년 일부 정치헌금이 기민당(CDU)의 비밀계좌로 입금됐다며 비밀계좌의 존재사실을 시인했다. 콜은 “특정 정치적 사안에 대한 긴급 자금지원이나 지방 지구당 관리 등 당의 자유스러운 정치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비밀계좌를 관리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하고 “그러나 뇌물은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에 대한 봉사차원에서 이뤄진 계좌 관리가 투명성 부족이나 관리 부실, 나아가 정당법을 위반한 것이라면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일간지 쥐트 도이체 차이퉁은 최근 하이너 가이슬러 전 기민당 사무총장의 말을 인용해 기민당이 비자금을 관리하는 비밀계좌를 여러개 갖고 있었으며 군수업체 티센의 무기중개상이 기민당 재정국장에게 전달한 돈이 이 비밀계좌에 입금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귀도 베스터벨레 자민당 사무총장은 30일 기민당 정치인뿐만 아니라 현재 집권당인 사민당(SPD) 정치인들도 무기수출 허가와 관련해 군수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베스터벨레 사무총장은 무기수출 금지를 해제하는데 영향력이 있는 사민당 출신의 헬무트 비초렉 하원 국방위원회위원장 등이 군수업체의 주요 로비대상이라고 말했다.

▼집권 사민당의원도 수뢰설 폭로 새국면▼

그는 또 91년 티센의 무기중개상 칼 하인츠 슈라이버가 기민당 재무국장에게 100만달러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예산위원회와국방위원회소속의원들에게도 뇌물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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