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은 이날 베들레헴 말구유 광장에서 거행된 밀레니엄 축제 개막식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함께 모든 것이 시작된 이 도시에서 신과 팔레스타인의 이름으로 축제 개막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연설을 마친 아라파트는 수천명의 팔레스타인인과 순례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광장 끝에 마련된 10m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에 불을 밝혔다. 곧이어 교회의 종소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악대와양치기 복장을 한 어린이들이아기 예수의 탄생장소에서말구유광장까지 행진했다.
때를 맞춰 축제 개막식에 참석한 예루살렘의 13개 기독교 교파 대표들은 평화와 화합을 기원하는 기도를 올렸다. 밀레니엄 축제는 새 밀레니엄 이브인 31일 말구유 광장에서 펼쳐지는 횃불축제로 절정을 맞는다.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베들레햄 2000 위원회’는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예년의 4배가 넘는 6만명이 베들레헴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각국의 이벤트기획자들은 주요국에서 새 밀레니엄에 대한 기대가 냉각되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행사를 축소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중 72%가 밀레니엄 이브를 위해 아무런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다.
영국인은 50% 이상이 특별한 행사없이 집에서 지낼 것이라고 대답했다.
워싱턴에서 대규모 새 밀레니엄 맞이 행사를 벌일 준비를 하고 있는 기획자들은 당초 60만명으로 잡았던 예상참석인원을 10만명으로 줄였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