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마피아, 사프라살해 개입설…WP"돈세탁 사건 연루"

  • 입력 1999년 12월 6일 19시 44분


미국의 유태계 은행재벌 에드먼드 사프라 피살사건에 러시아 마피아가 관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5일 사프라가 러시아 마피아 돈세탁사건과 관련해 미 수사당국에 협조한 것이 피살사건의 원인이란 소문이 있다고 보도했다. 사프라는 3일 모나코 몬테카를로의 고급 아파트에 괴한들이 불을 지른 뒤 질식사했다.

실제로 사프라가 설립한 은행 ‘리퍼블릭 내셔널 뱅크 오브 뉴욕’이 8월 드러난 러시아 마피아의 100억달러 돈세탁사건과 관련돼 미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일간지 하아레츠도 5일 마피아 연루 의혹을 강력히 제기했다. 이스라엘 언론은 세계 유태인사회의 적극적인 후원자였던 사프라의 죽음을 연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하아레츠는 경호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칼을 든 두 명의 괴한이 아파트에 침입하고 이어 불이 나는 등 사프라 피살과정이 러시아에서 빈번한 재계인사암살사건과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사프라가 숨진 건물에 보리스 옐친러시아 대통령의 비밀 계좌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은행 ‘방크 뒤 고타흐드’ 지점이 있었던 점도 마피아 연루설을 부추기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한편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5일 “검시(檢屍) 결과 사프라는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도착한 뒤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며 “그는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아파트 문을 부술 때 범인들이 그때까지 도망가지 않은 것으로 착각하고 욕실의 문과 창문을 굳게 닫는 바람에 연기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희성기자·카이로연합〉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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