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6명과 백인 6명으로 구성된 멤피스시 셸비 카운티 순회법정의 배심원들은 8일 3시간의 심리 끝에 킹목사 암살사건은 범인으로 알려진 제임스얼 레이가 혼자 저질렀다고 보기에는 너무 복잡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데이비드 모피 배심원은 “우리는 킹목사 유족측 윌리엄 페퍼 변호사의 주장처럼 미 중앙정보국(CIA)과 군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암살사건에 관련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페퍼 변호사는 이날 배심원들에게 “킹목사는 베트남전쟁에 반대해 워싱턴까지의 대규모 행진을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에 마피아와 연방정부가 관련된 거대한 음모에 의해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심리는 킹목사 암살범에게 살인을 청부한 혐의로 피소됐던 멤피스의 사업가 로이드 조우어스(73)가 93년 ABC방송과 가진 인터뷰가 발단이 됐다. 조우어스가 자신이 암흑가 조직의 요구로 고용했던 암살범은 레이가 아니었다고 증언하자 킹목사 유족은 그를 상대로 암살음모의 진상을 밝혀 줄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조우어스측의 변호사도 이날 배심원들에게 “논리적으로 볼 때 킹목사가 살인음모의 희생자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인정했다.
킹목사의 부인 코레타 킹 여사는 배심원 평결후 “진실을 밝히는 것이 우리가 원했던 것이었다”며 만족을 표시했다.
당초 킹목사 암살을 시인, 징역 99년을 선고받은 레이는 그후 무죄를 주장해오다 지난해 간암으로 사망했다.〈멤피스외신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