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르팍스통신은 기계화부대를 앞세운 러시아군이 그로즈니 도심을 향해 전진하는 것이 목격됐다고 8일 체첸반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러시아군 관계자는 확인을 거부하면서 남부 산악지대로 가는 관문인 샬리로 병력을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전폭기들은 이날 샬리를 공습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군은 그로즈니에서 남서쪽으로 20㎞ 떨어진 전략요충지 우루스―마르탄을 점령했다고 NTV가 보도했다. 체첸측도 “압도적인 화력에 밀려 인근 산악지대로 후퇴했다”며 패배를 시인했다.
한편 체첸반군이 그로즈니 주변에 화학무기를 배치하고 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러시아군 첩보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8일 보도했다.
통신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국제테러범 오사마 빈 라덴이 보낸 무기전문가들이 염소 암모니아 산 등의 혼합폭발물을 그로즈니의 도로 및 철도와 주거지역에 배치해 러시아군의 도심 진입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체첸 공격과 관련, 유럽연합(EU)은 러시아가 야만적인 공격을 중지할 때까지 러시아에 대한 협력을 거부할 것이라고 위베르 베드린 프랑스외무장관이 9일 말했다.
EU 정상들은 10일 핀란드 헬싱키 정상회담에서 체첸사태와 러시아 제재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