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가 더 이상 최고의 대우를 보장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월가의 한 투자은행에서 정보통신담당 분석가로 일하다 인터넷 회사 애컴니테크놀러지의 재정담당 이사로 옮겨간 티모시 웰러(34)의 이야기가 월가를 기죽게 했다.
웰러는 이 회사에 입사하는 조건으로 주식 105만주를 배당받았고 회사에서 돈까지 빌려 주당 26달러에 주식을 샀다. 입사직후인 10월 이 회사 주식이 상장되자 단숨에 2억4000만달러(약 2700억원)를 벌었다. 주당 230달러까지 폭등했기 때문.
월가에는 1000만달러(약 115억원)의 고액연봉자도 적지 않아 변호사와 회계사들로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회사로 옮아간 과거동료들의 돈벼락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그래서 월가에서는 이런 얘기가 나돌고 있다.
“여기서 뼈빠지게 일해 벌 수 있는 돈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인터넷회사에 들어가 잘만 하면 아들 손자까지 3대가 먹고 살 돈을 장만할 수 있다.”
물론 인터넷 관련 회사에도 위험부담은 있다. 언제든 거품처럼 주가가 폭락할 우려가 있기 때문. 그런데도 월가에서 인터넷 회사나 벤처 캐피털로 이직하는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돈 말고도 새로운 일을 창출한다는 보람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첨단기술기업 전문 투자은행인 뱅크보스턴 로버트슨 스테펀스는 올해 직원 10명을 인터넷 회사에 빼앗겼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