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르면 인체 면역체계가 이식된 장기를 ‘자기 것’으로 인식하게 하는 신약이 개발될 전망. 그렇게 되면 타인의 장기 전체나 일부를 훨씬 쉽게 이식받을 수 있게 된다. 동물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할 수도 있다. 이식용으로 쓰기 위해 유전조작된 돼지 등이 이미 대량 사육되고 있다.
▼윤리문제 논란 해결▼
미국 위스콘신대 제임스 톰슨 박사(발달생물학)와 존스 홉킨스대 존 기어하트 박사(생리학)팀은 지난해 11월 인간의 간세포(幹細胞·stem cell)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간세포란 수정란이 세포분열을 거듭해 인체 특정 부위로 분화되기 이전의 배아기(胚芽期) 세포. 기어하트박사팀은 간세포를 분리 배양해 연골 뼈 근육 신경세포 등으로 성장하도록 했다.
간세포 배양 성공으로 인간의 세포와 조직은 물론 장기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다만 간세포 배양을 통해 장기를 얻기 위해서는 ‘수정란의 희생’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윤리문제가 따른다. 생명의 치료를 위해 또다른 생명의 씨앗을 파괴해야 하기 때문.
그러나 미국 볼티모어의 생명공학회사 ‘오시리스 세라퓨틱스’의 마크 피텡거 박사팀은 4월 성인의 골수에서 뼈 연골 근육지방조직을 만드는 간세포를 분리배양하는데 성공해 윤리논쟁을 피할 수 있게 했다.
당뇨병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같은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신경세포 일부만을 이식하는 기술도 연구되고 있다. 심지어 미국 오하이오주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로버트 화이트 박사(뇌신경학)팀은 사지마비 환자의 머리를 뇌사자의 몸에 이식하는 수술을 연구하고 있다.
▼뇌졸중도 곧 정복▼
이밖에도 각종 첨단 수술기법이 개발되고 있다. 지름이 몇 ㎜에 불과한 동맥이 막히면 미세 로봇이 혈관을 뚫는 수술도 가능해진다. 오지와 낙도에도 수술장비와 시설만 갖춰 놓으면 외과의사가 인터넷을 통해 원격 심장수술을 할 수 있게 된다. 막힌 뇌동맥을 몇 초 안에 뚫어 뇌손상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장치도 개발되고 있다. 혈관이 막힌 뇌졸중 환자의 치료가능성이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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