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戰 어떻게 될까?]러, 무혈입성 노려 지구전 펼칠듯

  • 입력 1999년 12월 16일 01시 13분


러시아와 체첸간에 대화 가능성이 엿보이기 시작했지만 15일 그로즈니 공항 등지에서 양측의 격전은 계속됐다.

체첸군은 15일 러시아 지상군의 공격을 6차례 물리쳤으나 러시아군의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체첸군은 러시아군의 포격과 폭격에도 불구하고 저항을 계속하고 있으며 그로즈니시는 폐허나 마찬가지로 변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러시아군은 그로즈니공항을 점령했다고 밝혔으나 공항 일대에서는 교전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군은 특수부대를 투입해 그로즈니를 완전 장악하는 전략을 구상중인 것으로 보이나 19일 총선을 앞두고 있어 당장 전면적인 그로즈니 점령 작전을 벌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이고리 세르게예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13일 “러시아군 희생자가 속출했던 1차 체첸전쟁 때 처럼 그로즈니에 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지구전을 펴며 무혈입성하는 전략을 펼 것임을 시사했다.

그로즈니에 잔류한 체첸군은 2000여명으로 추산되나 군수물자 보급이 끊겨 오래 버티기는 힘든 상태. 아슬란 마스하도프 체첸 대통령이 15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크누트 볼레베크 의장을 통해 러시아에 타협 가능성을 제시한 것은 이처럼 막판에 몰린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는 구체적으로 타협안을 밝히지 않았으며 러시아에 대해 먼저 공격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마스하도프 대통령의 협상제의에 응하더라도 의제는 주민대피 등 제한된 분야에 그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체첸사태처리에 강경한 견해를 드러내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이에 앞서 “체첸을 더이상 공격하지 말라는 서방의 압력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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