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시리아 워싱턴회담, 분위기 싸늘

  • 입력 1999년 12월 16일 19시 27분


이스라엘과 시리아의 평화회담은 교착상태에 빠진 다른 중동평화회담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양측은 15일 첫날 회담부터 삐걱거렸다. 시리아측 대표인 파루크 알 샤라 외무장관이 의제와는 어울리지 않게 제3차 중동전쟁의 책임이 이스라엘에 있다고 주장했다. 협상파트너인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의 면전에서였다. 분위기는 즉각 얼어붙었다.

두 사람은 악수도 하지 않았다. 그 뒤 양측은 80분간 회담했으나 성과가 없었다.

양측이 협상테이블까지는 왔으나 수십년간 얽힌 실타래를 풀기는 그렇게 어렵다. 협상의 핵심은 ‘땅과 평화의 교환’. 이스라엘이 67년 점령한 골란고원을 되돌려주면 시리아가 어디까지 평화를 보장할 것이냐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철수지역 규모 일정이라는 카드로, 시리아는 안전보장이라는 카드로 서로 상대의 양보를 되도록 많이 얻어내려 하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협상이 1년 넘게 지지부진하자 시리아를 택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수개월간 막후에서 이스라엘과 시리아를 설득했다.

중동평화회담이 이스라엘 대 아랍(시리아 팔레스타인 레바논)이라는 큰 구도에서 이뤄지는 만큼 어느 한쪽에서 협상이 타결되면 다른 쪽도 쉽게 풀릴 것이라는 계산에서였다.

미국은 회담타결을 위해 시리아측에는 테러지원국 삭제와 경제제재 해제를,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조기경보체제 보장과 주민이전비 지원 등을 제시했다.

미국관리들은 협상타결을 조심스럽게 기대했다.

그러나 다니엘 파이프스 중동포럼소장은 “시리아의 말바꾸기와 이스라엘의 전략부재로 조기타결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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