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이브 D-10]이벤트 바가지 판친다

  • 입력 1999년 12월 20일 19시 58분


밀레니엄 열기가 최고조에 이를 밀레니엄 이브(12월 31일)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1000년에 하루뿐인 밀레니엄 이브 특수(特需)를 겨냥해 연초부터 각종 이벤트와 관광상품이 쏟아져 나왔지만 일부 업체는 판매 저조로 울상이다.

▽밀레니엄 이브는 Y2K?〓최근 미국 일간지 휴스턴크로니클은 밀레니엄 이브 열기를 ‘Y2K’로 표현했다. Y2K는 ‘You’re too costly(너무 비싸다)’와 ‘You’re too crazy(정말 미쳤군)’를 발음대로 딴 것.

한 인터넷사이트가 선정한 ‘초호화판 밀레니엄 상품 톱 10’을 보면 ‘미쳤다’는 표현도 부족할 정도.

1위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그랜드호텔이 내놓은 밀레니엄 이브 패키지. 한 장에 2500달러인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콘서트 티켓 2장과 개인 온천까지 딸린 최고급 맨션에서의 하룻밤으로 짜여있다. 일류 요리사가 만든 산해진미까지 포함한 요금은 무려 100만달러(약 11억3000만원).

밀레니엄 이브에는 바가지요금도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매년 12월 31일이면 인파로 북적거리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고급식당의 음식값은 ‘로켓처럼 치솟았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

록펠러센터 꼭대기에 있는 레인보룸에서 두 사람이 식사하는 대금은 지난해보다 10배 이상 오른 6000달러(약 678만원).

영국런던의택시운전사들은 정해진 요금외에 40달러(약 4만5200원)의 추가요금을, 호주시드니의 택시운전사들은 기본 요금을 두 배로 내지 않으면 영업을 않겠다며 버티고 있다.

호주 간호사들도 일당을 최고 500%까지 인상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보모와 요리사, 피아노 연주자 등 서비스업종 종사자의 몸값도 ‘부르는 게 값’이 될 전망.

▽밀레니엄 이브는 빛좋은 개살구?〓안드레아 보첼리, 스팅 등이 출연할 예정이었던 뉴욕의 ‘세기의 파티 2000’행사는 2500달러(약 283만원)나 되는 고가 티켓의 판매가 신통치 않아 취소됐다.

일부 호텔은 ‘덤핑판매’에 나섰다. 라스베이거스의 시저스팰리스호텔은 밀레니엄 이브를 포함해 4일을 최소 투숙 단위로 해 하루 1500달러(약 170만원)에 방을 내놓았다가 손님이 없자 하루 999달러(약 110만원)로 값을 내리고 하루만 투숙할 수도 있도록 했다.

시드니의 식당 중 절반 이상은 밀레니엄 이브에 문을 닫는다. 종업원 특별수당 때문에 따져보면 밑지는 장사라는 계산 때문이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