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트라 아들 납치범, 영화사에 스토리판매 의뢰

60년대 미국의 대표적 가수 프랭크 시내트라의 아들을 유괴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유괴범이 영화사에 납치스토리를 팔기로 해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21일 3명의 유괴범 가운데 주범인 배리 케넌이 컬럼비아 영화사에 150만 달러의 저작권료를 받고 납치 스토리를 팔려다가 피해자인 시내트라의 아들 시내트라 주니어와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케넌은 63년 12월 시내트라 주니어를 총으로 위협해 납치한 뒤 24만 달러의 몸값을 받고 풀어줬다. 케넌은 사흘 뒤 공범의 형제가 신고하는 바람에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감형돼 4년만 복역했다.

그 뒤 부동산개발업자로 성공한 케넌의 이야기가 한 잡지에 실린 것을 계기로 컬럼비아 영화사가 접근해 케넌과 납치스토리 매매계약을 맺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미국의 많은 주들이 범법자들은 자신의 범죄얘기로 돈을 벌 수 없다는 내용의 주법을 갖고 있는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 시내트라 주니어가 이를 근거로 법원에 케넌과 영화사의 매매계약 무효를 요청했으며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케넌이 “이미 형기를 다 치른 마당에 저작권 행사를 봉쇄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며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에 재심을 요청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헌법학자들의 견해를 인용하며 판결의 향방을 점치기 어려울 정도로 양쪽 주장이 팽팽하다면서 어느 쪽으로 판결이 나든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