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삼성전자 현대전자, 일본의 NEC와 히타치, 미국의 인텔과 마이크론테크놀러지, 독일의 인피니온테크놀로지(구 지멘스) 등 4개국 7개 업체는 지난달 서울에서 모임을 갖고 개인용 컴퓨터(PC)용 1기가비트급 차세대 고속D램의 국제 표준규격을 공동으로 마련키로 합의했다.
이들 업체는 조만간 ‘포스트 램버스’ 컨소시엄을 결성해 고속D램인 램버스D램 이후의 차세대 반도체에 대한 표준규격을 정한 뒤 공동설계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에는 차세대D램 시판을 시작한다는 계획.
제품 개발 후에는 제휴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반도체업체로부터 로열티를 징수할 방침이다.
각국 반도체업체가 개별적으로 제휴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많은 기업이 함께 손을 잡은 것은 처음이다.
D램 분야 세계시장 점유율이 80%가 넘는 이들 기업의 제휴로 세계 반도체업계는 대폭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한국과 일본을 빠른 속도로 추격해온 대만 반도체업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제적 반도체 분야 제휴는 설계와 개발비에 수천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1기가비트급 D램을 공동개발해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도 22일 이 사실을 1면톱으로 보도하고 세계반도체 업계가 재편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홍석민기자·도쿄〓권순활특파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