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잔만 마셔도 취할 정도인 독한 보드카 보다는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맥주를 선호하는 풍조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서유럽 양조업자들은 러시아내 맥주생산을 늘리는 등 러시아 시장을 겨냥한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러시아의 한 시장조사회사에 따르면 러시아의 맥주소비량은 95년 7억3000만갤런에서 작년 9억1000만갤런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9억8000만갤런에 이를 전망.
국민 1인당 연간 맥주 소비량도 올해 6.8갤런으로 서유럽의 21갤런보다는 훨씬 적지만 95년의 5갤런보다는 36% 늘었다.
러시아 맥주업계도 머지않아 보드카는 생일파티나 축제때 마시는 ‘특별한 술’로 밀려나고 맥주가 대중주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보고 최근 생산설비 확대에 나섰다. 맥주업체인 발티카는 작년 프랑스 수플레그룹과 합작으로 5000만달러 규모의 맥주공장을 세운데 이어 2002년까지 1억1400만달러를 추가투자해 생산량을 세배로 늘릴 계획. 베나 선인터브루 등 다른 맥주업체들도 설비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