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통신은 경제전문가 4명의 진단을 26일 소개했다. 이들은 과감한 금융개혁과 구조조정이 뒷받침된다면 아시아는 21세기에도 지속적인 고도성장을 구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메릴린치증권의 빌 벨체어 아시아경제연구소장은 “다음 세기가 또 다시 아시아의 세기가 될 것인지는 각국 정부의 금융개혁 의지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벨체어 박사는 과감한 경제개혁으로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면 장기간의 높은 성장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높은 수익률을 창출할 수 있는 경제구조의 마련이 최우선 과제라고 그는 진단했다.
아시아 경제의 위기를 예언했던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폴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주 방콕 강연회를 통해 “제2의 아시아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생산성이 높은 곳에 돈이 투자되는 구조가 정착되면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펼치는 국가들이 다시 고성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금융연구소 IDEA의 바누 바웨자 박사는 “아시아 경제위기는 단기적 문제였으며 21세기의 경제는 세계 최고수준의 인적자원을 보유한 아시아가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미국의 버트 스트래트폴 박사는 “아시아는 선진 금융시스템을 갖춘 몇개 국가를 제외하면 2010년까지 장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아시아 경제를 이끌 중국과 일본의 금융 개혁의지가 부족한 것이 큰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