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機 납치범들 160명 인질잡고 회교지도자 석방 요구

  • 입력 1999년 12월 27일 01시 15분


유엔이 인도항공 소속 A300 여객기 납치사건 해결을 위해 중재역을 자청함에 따라 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파키스탄 이슬람 반군 납치범들이 첫 협상 후 승객 1명을 추가석방한 것은 우호적인 협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것. 게다가 사태 초기 납치범들의 요구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며 강경자세로 일관했던 인도정부가 이날 납치범들의 요구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힌 점도 협상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탑승객의 친척들은 이날 인도 뉴델리서 열린 자스완트 싱 외무장관의 기자회견장에 몰려가 난동을 부렸다. 이들은 “90년 정치인의 딸 한 명이 납치되자 이슬람 반군 5명을 서둘러 석방한 정부가 평범한 시민 160명의 생명은 나몰라라 하고 있다”며 격렬히 항의했다.

아프가니스탄의 마울라이 압둘 만수르 항공장관은 26일 오후 “납치범들의 요구에 따라 급유를 하고 있으며 원할 경우 이륙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혀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납치범들이 다른 곳으로 떠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24일 네팔 투리부반 국제공항을 이륙, 인도 뉴델리로 가던 A300여객기는 이륙직후 납치돼 인도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 등을 거쳐 25일 오전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 공항에 도착했다. 소총 권총 수류탄 등으로 무장한 5명의 납치범은 수감된 파키스탄의 이슬람 지도자 마울라나 마수드 아자르를 석방하지 않으면 승객과 함께 여객기를 폭파하겠다고 위협했다.

억류된 승객 160명의 상당수는 신혼여행을 위해 네팔을 다녀오던 인도인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 미국 캐나다 스위스 일본 프랑스 등 국적의 승객도 일부 포함돼 있다.

〈뉴델리·칸다하르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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