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여객기 피랍사건]印-파키스탄 신경전

  • 입력 1999년 12월 27일 19시 59분


인도항공 여객기 납치사건을 둘러싸고 오랜 적대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이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카슈미르 영유권 등을 둘러싸고 인도와 세 차례 전면전을 치렀던 파키스탄 당국은 이번 납치사건이 인도 정보기관의 자작극이라는 의혹을 26일 제기하고 나섰다.

압두스 사타르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이날 “피랍여객기 조종사의 행동에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다”며 “특정 외국 정보조직의 사전각본에 의한 것일 가능성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내세운 근거는 이번 사건이 71년 인도항공 여객기가 파키스탄 라호르로 납치된 사건과 비슷하다는 것.

파키스탄측의 주장은 이번 사건의 불똥이 파키스탄으로 튈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려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납치범들이 카슈미르의 이슬람 반군지도자를 석방할 것을 요구함으로써 자칫 파키스탄과의 연계 가능성이 제기될 수도 있기 때문.

그러나 인도당국은 납치범들의 배후와 관련해 파키스탄측을 의심하고 있다.

자스완트 싱 인도 외무장관은 26일 “납치범들이 24일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를 출발한 파키스탄 항공기를 이용해 네팔 카트만두에 도착한 뒤 피랍 항공기로 갈아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카트만두공항에서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납치범 5명 중 1명만이 몸수색과 화물검색을 받았을 뿐 나머지는 그런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황유성기자〉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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