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데미렐 대통령이 연말 기자회견에서 “의회는 국민 정서보다는 이성에 따라 오잘란 사형집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데미렐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이 터키의 EU 가입 조건 가운데 하나로 오잘란의 사면을 내건 것은 심사숙고한 결과”라며 “터키가 언제 EU 회원국이 될 것인지는 우리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오잘란의 변호사들은 24일 터키 검찰총장에게 그의 사면을 촉구하는 최종 청원서를 제출했다. 오잘란은 11월 최종심에서 사형이 확정됐으며 의회와 대통령의 승인이 있으면 사형이 집행되게 돼 있다. 그러나 뷜렌트 에제비트 터키 총리도 “사형제 폐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어 오잘란은 사면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쿠르드족의 분리 독립을 요구하며 오잘란이 이끈 쿠르드노동자당(PKK)의 무장투쟁으로 지난 15년간 3만7000여명의 터키인(대부분 쿠르드인)이 숨져 터키 내에는 그의 사형집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