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은 부도덕?…유럽 "한탄주의" 중과세

  • 입력 1999년 12월 27일 20시 00분


프랑스에서 사무용 소프트웨어 회사를 경영하는 베르나르 리오토는 최근 회사를 프랑스 땅 밖으로 옮기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는 마케팅과 개발팀만 프랑스에 남겨두고 재정 영업 부서를 영국과 미국으로 옮겼다. 사장인 자신의 근거지도 미국.

이 회사가 프랑스를 떠나는 이유는 스톡옵션에 대한 중과세 때문. 리오토는 “신생 업체로서 인재를 끌어들이려면 스톡옵션 같은 인센티브가 필수적인데 프랑스의 법률은 근본적으로 스톡옵션제 도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프랑스 정부가 스톡옵션 행사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서는 일반 급여의 3배가 넘는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

프랑스의 경우처럼 유럽 국가들은 미국에 비해 스톡옵션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이 최근 전했다.

특히 프랑스 등 일부국가는 스톡옵션으로 ‘벼락부자’가 되는 것을 비도덕적인 방법으로 돈을 버는 행위로 간주한다는 것. 일부에서는 스톡옵션 제도를 ‘엘리트들의 한탕주의’라고까지 비난할 정도다.

스페인에서는 최근 한 통신업체의 대표와 임원들이 97년에 받은 스톡옵션을 행사해 벼락부자가 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입사 희망자가 구름같이 몰려들었다. 사회적으로 한바탕 소동이 일자 스페인 정부는 스톡옵션에 대한 세금을 올려버렸다.

독일 다임러벤츠는 97년 스톡옵션을 행사하려고 할 때 주주들의 반대에 부닥치자 법정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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