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년 시작돼 올해로 50회째. 그 해의 인기가수들이 총출동해 남녀대항전을 펼친다. 지난해 시청률은 57.2%. 올해도 5000만명 이상이 시청할 전망이다. 같은 시간에 같은 느낌을 공유하는 일본인 특유의 집단의식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이 많은 일본인을 끄는 이유는 또 있다.
누구에게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많다. 조금만 나이든 시청자도 ‘오늘의 홍백전’을 보면서 자신의 청춘시대나 어려웠던 시절에 보았던 ‘과거의 홍백전’을 떠올린다는 것이다. 올해 홍백전에는 10회 이상 출연자도 22명이나 나온다. 단절보다 연결을 중시하는 일본사회의 특성을 반영하는지도 모른다.
권위와 화제도 한몫을 한다. 일본 가수들은 홍백전 출연을 최고의 영예로 안다. 해마다 여가수들의 화려한 의상과 현란한 조명, 무대장치 등이 화제를 낳는다. 스무차례나 출연해 기상천외한 의상을 선보인 고바야시 사치코(小林幸子)라는 여가수가 이번에는 어떤 옷을 입고 나올지가 벌써부터 관심거리다.
한국가수로는 조용필 패티김 계은숙 김연자가 출연한 적이 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