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상관없지/지금 합쳐져도/우리 꿈을 깨지마라/평화의 씨앗을 흩날려라/우리 땅 위로/우리가 손에 손잡고/여행할 수 있게/희망의 다리를 건너’.
이 8행시는 북아일랜드 오마에 사는 숀 머클러클린이 98년 8월 학교 시 창작대회에 낸 작품. 며칠 후 그는 정치적 테러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폭발사고로 숨졌다.
스웨덴 피테오 음대 교수는 아일랜드를 방문 중 이 시가 낭송되는 장면을 보고 가슴아파했다. 최근 스웨덴 한림원이 그에게 릴레이 합창곡 가사로 쓸 시를 찾아달라고 의뢰해오자 그는 주저없이 북아일랜드 소년의 이 시를 택했다. 릴레이 합창은 새 천년을 가장 먼저 맞는 남태평양 통가섬의 합창단과 스웨덴 북부의 한 합창단의 노래로 시작된다. 이어 세계 45개국 125개 합창단이 노래를 이어가게 되며 사모아섬에서 마지막 합창이 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