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동반활황〓28일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공업평균주가지수는 전날보다 85.63포인트(0.75%) 오른 11,476.71로 마감해 사상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다우존스지수는 3월에 처음으로 10,000을 돌파한 뒤 하반기에도 오름세가 이어졌다. 작년말보다는 24% 올랐다. 벤처기업이 많이 포함된 나스닥지수는 올해 81%나 올랐다.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올해 36%, 도쿄증시주가지수(TOPIX)는 56% 상승했다. 유럽 각국의 주가는 16∼48%, 동남아 각국의 주가는 30∼70%씩 올랐다. 지난해 폭락했던 한국 종합주가지수도 올해 80% 이상 급등했다.
올해 각국 증시는 미국주가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 주가도 그랬다. 도쿄미쓰비시(東京三菱)증권 기타노 하지메(北野一)수석분석원은 “나라마다 경제환경이 다른 데도 증시에서는 ‘미국주가 복사(複寫)현상’이 뚜렷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업종 약진과 제조업 퇴조〓인터넷 컴퓨터소프트웨어 등 정보통신 및 하이테크 관련업종의 주가가 폭등해 증시활황을 주도했다.
미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시스템스 인텔이 모두 시가총액 상위에 올랐다. 일본에서도 NTT도코모가 시가총액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시가총액 상위 10개사중 정보통신 관련기업이 7개나 됐다. 정보통신관련 벤처기업이 많은 닛케이장외시장 평균주가는 올해 202%나 폭등했다.
한국계 일본인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사장이 이끄는 소프트방크 주가는 상장후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했다. 시가총액은 일본 상장기업중 5위가 됐다. 소프트방크가 출자한 인터넷종합연구소(IRI) 주식은 벤처기업대상 장외시장 머더스에 22일 상장된 지 나흘 만에 공모가의 5배에 가까운 주당 5280만엔으로 폭등했다.반면 중후장대(重厚長大)형 제조업 등은 부진을 면치 못해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도쿄증시 1부 1364개사중 올해 주가상승률이 닛케이평균주가를 웃돈 기업은 불과 20%. 제조업 등 56%의 기업이 작년말보다 주가가 떨어졌다. 미국증시의 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의 올해 주가상승률은 13%에 그쳤다.
▽주가상승 계속될까〓내년 증시전망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미국 주가와 정보통신관련주식의 추이가 2대 변수.후지(富士)증권 우에노 야스야(上野泰也)연구원은 “미국 기업의 경쟁력과 미국 정부의 효율적인 금융정책을 감안하면 미국 등 각국 증시가 동반하락할 위험성은 낮다”고 낙관했다. 손정의사장도 “소프트방크 등 인터넷관련업종의 주가급등은 거품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고쿠사이(國際)증권 미즈노 가즈오(水野和夫)금융조사부장은 “유럽경기가 회복되고 일본금리가 오르면 미국증시로 갔던 유럽 및 일본자금이 미국에서 빠져나와 미국 증시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스티브 발머사장도 “현재 미국주가는 너무 높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주식시가총액은 국내총생산(GDP)의 2배로 80년대 후반 일본의 거품경기 때와 비슷하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