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콜前총리 수뢰 수사착수

  • 입력 1999년 12월 29일 19시 58분


독일 통일의 영웅 헬무트 콜 전 독일총리는 끝내 추락하는가. 독일 검찰은 30일 콜 전 총리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다고 독일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콜의 뇌물수수 및 배임 혐의 등에 대한 수사 여부를 검토해 온 본 검찰청은 28일 볼프강 티어제 연방하원의장 및 콜에게 수사 개시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민당(SPD) 출신인 티어제 의장은 기민당(CDU) 소속 하원의원인 콜에 대한 수사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 확실해 검찰은 수사 개시 통보 48시간 후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 검찰 수사와는 별도로 하원도 이미 이달 초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콜과 기민당의 불법적인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

콜은 총리 재직시인 91년 사우디아라비아에 장갑차를 판매하는 독일 군수업체 티센으로부터 100만 마르크의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스캔들에 휘말렸다. 또 구동독기업을 프랑스 기업에 넘겨주는 대가로 수천만달러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콜은 재임중 약 150만∼200만 마르크(약 9억∼12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은 시인했다. 그러나 정치자금 기부자의 이름 공개를 거부하고있으며 총리 재임 시절 비자금 조성과정에 일부 불법사실이 있었지만 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독일 언론은 총리로 16년, 기민당 당수로 25년을 재임한 콜이 스스로 인정한 액수보다 훨씬 많은 정치자금을 받았을 것이라며 그를 몰아붙이고 있다. 일간지 쥐트 도이체 차이퉁 등 독일 언론은 콜의 과거의 업적 및 위상과 함께 키 190㎝, 몸무게 100㎏인 거구까지 빗대 ‘거인은 그림자도 크다’고 표현했다.

비리가 확인되면 콜은 하원의원직도 유지하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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