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20세기 후반기에 이룩한 경제발전을 바탕삼아 21세기에 미국에 버금가는 대국이 되기 위해 경제 정치 사회 등 각 분야에서 치밀한 발전전략을 수립해 시행을 준비중이다.
중국의 21세기 발전전략 가운데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주의 현대화전략 제3단계는 올해 시작된다. 중국 국무원 국가발전계획위원회 거시경제연구원의 바이허진(白和金)원장은 “중국은 국민이 약간 넉넉한 생활을 영위하는 샤오캉(小康)을 90년대말 달성했다”며 “현대화 전략 3단계의 목표는 향후 30∼50년내에 국민생활을 중등발전국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시경제연구원은 중국 경제발전 전략의 산실이다. 백원장은 “우리는 경제정책을 연구하고 주룽지(朱鎔基)총리는 이를 집행 관장한다”는 말로 연구원의 역할을 설명했다.
중국은 또 ‘2010년 장기목표 요강(要綱)’이라는 장기계획을 96년 제8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채택했다. 2010년까지 중국의 국민총생산(GNP)을 2000년의 2배로 확대하자는 것이 요강의 핵심이다.
요강에는 향후 10년간 비약적인 경제 및 사회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대규모 프로젝트가 들어있다.
첫째는 현재 건설중인 양쯔(揚子)강 싼샤(三峽)댐과 황허(黃河) 샤오랑디(小浪底) 댐 등을 완성해 두 강 유역의 만성적인 홍수 문제를 해결하는 것. 티베트와 칭하이(靑海) 고원을 흘러내리는 수자원을 대수로를 통해 서북지방으로 돌리는 남수북조(南水北調) 프로젝트를 통해 칭하이 간쑤(甘肅) 산시(陝西) 닝샤(寧夏) 등 서북지역의 황무지를 농토로 개조하는 대역사도 시작된다.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를 연결하는 징후(京?)고속도로를 완성해 중국의 대동맥으로 삼고 티베트지역 개발을 위한 철도건설도 이 기간에 구체화된다.
2010년 장기목표 요강을 더욱 세분화한 제10차 5개년 경제발전 계획(10·5계획)은 2001년 착수된다.
특히 중국은 10·5계획의 중심인 서부지역 개발을 통해 동부 연해지역과 서부 내륙지역의 격차를 해소하면서 정치적 안정을 도모하고 서부지역에 매장된 막대한 양의 석유와 석탄 등 부존자원을 본격 개발할 예정이다.
서부지역개발의 핵심은 남수북조 프로젝트와 윈난(雲南)―티베트―칭하이를 잇는 칭장(靑藏) 뎬장철도 건설, 신장(新疆) 칭하이 석유자원 개발을 중심으로 한 유라시아 신실크로드 랜드브리지 프로젝트 등이다. 중국은 서부지역 개발을 위해 외국차관의 60%, 정부예산의 50%를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정치분야에서는 미국이 홀로 주도하는 세계질서를 다극화체제로 바꾸기 위해 러시아 인도 등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의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99년 3월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은 전국인민대표대회에 대한 정부사업보고에서 국제정세가 총체적으로는 완화되고 있으나 특히 강대국의 패권주의와 강권정치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정과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것도 중국의 21세기 초 목표다.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중국은 실업증가 빈부격차심화 범죄확산이라는 심각한 문제에 봉착했다. 지난해 초부터 중국이 시작한 반부패 캠페인 ‘3강(三講)’이 올해 2단계에 들어간다. 당 및 정부관료의 부패 척결이 캠페인의 주된 목표다.
지난해 11월 중국은 무인우주왕복선을 발사했다. 10월 중국 건국 50주년 기념식에서는 사거리 8000㎞인 둥펑(東風)31 미사일 등 자체 생산한 첨단무기를 선보였다.
이는 미국의 패권을 견제하는 최소한의 국방력을 갖추고 인민해방군을 과학기술군으로 재편한다는 장기목표에 따른 단계적 발전의 모습들이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