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테자 아미니 모가담(17)은 하디 모헤비(22)를 살해한 죄로 2일 교수형에 처해질 예정이었으나 피살자의 아버지가 용서해주는 바람에 사형을 모면했다고 AFP통신이 2일 전했다.
식사와 흡연을 금지한 라마단 기간중인 지난해 12월 13일 길거리에서 친구들과 담배를 피우던 모가담은 신앙심이 투철한 모헤비로부터 핀잔을 들었다. 이내 싸움이 벌어졌고 흉기를 휘둘러 모헤비를 숨지게 했다.
곧 교수형이 확정됐으며 2일 범행현장에서 공개처형될 예정이었다. 2일 4000여명이 처형장면을 지켜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모가담의 가족과 친지들은 이슬람 경전인 코란의 구절을 낭송하며 희생자 가족에게 자비를 베풀어줄 것을 호소했다. 이슬람 율법에 따르면 희생자 가족이 범인을 용서할 경우 사형집행은 면할 수 있기 때문.
처형시간이 다가와 모가담의 목에 굵은 줄이 감겨지자 앳된 소년은 얼굴이 사색이 된 채 흐느껴 울었다. 가족은 울부짖으며 자비를 빌었다.
사형이 집행되기 직전 희생자의 아버지는 사형집행관에게 소년을 용서한다는 뜻을 전했고 소년은 교수대에서 풀려났다. 군중들은 어렵고 힘든 용서를 선언한 피살자의 아버지를 헹가래치며 “모헤비 만세”를 외쳤다. 현장을 지키던 경찰관들도 함께 환호했다.
모가담은 시신을 싣고 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앰뷸런스를 타고 경찰서로 되돌아갔다. 그는 다음달 재판에서 징역 10∼15년형으로 감형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이 전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