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Y2K '일단 안심'…항공기-원전-은행 정상화

  • 입력 2000년 1월 3일 20시 12분


지구촌에서 Y2K(컴퓨터의 2000년 연도인식오류) 문제와 관련된 심각한 사고는 3일(한국시간)까지 없었다. 큰 흐름은 ‘일단 안심’이다.

중동 지역의 은행과 증권거래소들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2일(이하 현지시간) 새해 영업을 시작했으나 Y2K 사고는 보고되지 않았다. Y2K 사고에 대비해 1일 운항을 취소했던 세계 항공사 가운데 일부는 2일 운항을 정상화했다.

3일 업무를 개시하는 미국의 은행과 증권거래소도 현금인출 증권거래 등 모든 분야에서 Y2K에 따른 문제를 겪지 않을 것이라고 백악관 Y2K위원회 존 코스키넨 위원장이 밝혔다. 코스키넨위원장은 이날 NBC 방송과의 회견에서 “은행과 금융업계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Y2K 재난이 별로 나타나지 않아 3일 각국 증시가 본격 개장하면 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는 각국에서 심각한 사고가 없었다고 1일 발표했다.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겪었던 러시아에서는 극동 추코트반도의 빌리빈스카야 핵발전소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2000년을 맞았으나 Y2K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중동 산유국들도 석유의 운송 선적 정제 과정이 모두 정상 가동됐다고 1일 밝혔다. 특히 핵무기 관련 Y2K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미국 콜로라도주(州) 스프링스 인근 공군기지에 설치한 감시센터는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고 토머스 고슬린 미국 우주군 사령관이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은 24시간 근무했던 연방위기관리국(FEMA) 요원 800여명 가운데 절반 이상을 1일 귀가시키는 등 Y2K 비상근무체제를 완화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새해 업무가 본격화되는 3∼5일을 넘겨야 비로소 ‘Y2K 비상사태’에서 해방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유럽 아시아 각국 정부의 Y2K비상대책관리들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Y2K 증후군’은 잇달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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