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는 요즘 나무심기가 노후대책을 위한 재테크 수단으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30년 뒤를 내다보고 나무를 심는 바람이 불고 있는 것.
주로 심는 나무는 성장이 빠른 라디아타 소나무. 한 그루에 10뉴질랜드달러(6000원 가량)인 묘목이 30년이 지나 완전히 자라면 그루당 800달러 정도의 가치가 된다. 기후 조건이 워낙 좋아 천재지변이 없는 한 80배의 수익은 보장되는 셈. 거름을 주고 가지를 쳐주는 등 ‘잡다한’ 일은 대행사에 맡기고 ‘투자자’들은 처음에 투자를 한 뒤 세월이 흐르기만 기다린다.
나무심기가 상업적으로 발달하면서 조림전문 투자회사들도 등장했다. 이 회사들은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TV광고까지 내보낸다. 투자자들은 이 회사들을 통해 나무를 사고판다.
뉴질랜드 임업연구원에 근무하는 홍성옥박사(64)는 “자연을 철저히 보존하는 뉴질랜드다운 재테크 방법”이라며 “외국인에게도 조림사업을 허가했기 때문에 한국의 기업들도 한번쯤 고려해볼 만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88년 조림시장을 개방하자 미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이 앞다퉈 뉴질랜드에 진출했다. 한국에서는 한솔포렘이 93년부터 기즈번지역에 1만㏊의 조림지를 조성하고 ‘조림 투자’에 뛰어들었다.
<기즈번(뉴질랜드)=금동근기자>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