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인터넷에 가전품 연결 '스마트家電' 탈바꿈 경쟁

  • 입력 2000년 1월 9일 20시 35분


올해 세계 전자업계의 화두(話頭)는 인터넷에 연결해 쓸 수 있는 ‘스마트 가전’.

디지털 경제를 연 미국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회장은 최근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제품 쇼’에 참석해 “TV와 오디오 등 모든 가전제품은 이제 인터넷과 연결할 수 있는 스마트 제품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컴퓨터가 진정으로 가정생활 속에 파고들게 됐다”면서 “앞으로 가정 자체가 거대한 컴퓨터 시스템처럼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이츠는 이어 “우리는 그동안 컴퓨터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데에는 익숙해져 있다”며 “그러나 전화 TV 오디오 등과 같은 가전제품은 너무 오랫동안 변화의 무풍지대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제는 가전제품이 ‘스마트’란 신개념을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MS는 빌 게이츠 회장의 ‘스마트 시대’ 강조와 동시에 이번 쇼에 맞춰 운영 체제(OS)인 윈도CE의 성능을 개선하고 이름을 바꾼 ‘포켓PC’를 선보였다.

핸드폰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 등 휴대용 제품의 OS로 개발된 윈도CE는 그간 부팅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대용량이어서 휴대용 제품 OS로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윈도CE가 핸드폰과 PDA 등에 국한된 OS였던데 비해 포켓PC는 영역을 크게 넓혀 가전제품 OS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포켓PC를 통해 새로운 가전제품 영역인 ‘스마트 가전’ 시장을 장악하려는 것이다.

그동안 인터넷에 결합된 가전제품은 스콧 맥닐리 선마이크로시스템스 회장 등의 전매특허로만 여겨져왔다. 선은 수년 전부터 가정 내의 모든 가전제품과 인터넷을 연결하는 야심찬 계획을 마련하고 ‘지니’란 소프트웨어까지 이미 개발한 상태.

앞으로 MS와 선은 스마트 가전제품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비 록 MS가 개인용 컴퓨터 OS시장을 장악했지만 스마트 가전제품 시장에서는 결코 유리한 형편이 아니다. 선은 세계 최대의 인터넷 네트웍 장비업체인 미 시스코시스템즈를 동맹군으로 거느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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