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체첸군, 그로즈니 시가戰 가열…러, 한때 공격중단

  • 입력 2000년 1월 9일 22시 59분


체첸 수도 그로즈니에 대한 러시아군의 일시적 공격중단 발표에도 불구하고 9일 양측 사이에 시가전과 야포 공격이 계속됐으며 러시아군의 피해도 늘고 있다고 러시아 NTV가 보도했다.

이에 앞서 체첸지역이 포함된 북카프카스지역 러시아 통합연방군 부사령관 겐나디 트로셰프 중장은 7일 “체첸군이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며 “무방비 상태에 있는 체첸 민간인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공격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 직후 러시아군은 트로셰프 중장과 체첸 서부전선 사령관 블라디미르 샤마노프 소장을 경질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권한대행은 “그리스 정교회 성탄절(7일)과 이슬람 라마단 축제의 마지막날(8일)을 맞아 그로즈니 공습을 잠시 멈출 것”이라며 “그러나 이는 민간인들을 희생시키지 않고 탈출시키기 위한 고육책일 뿐 테러리스트들을 섬멸한다는 우리의 목표가 변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방의 군사전문가들은 예상밖으로 격렬한 체첸군의 저항에 부닥친 러시아군이 더욱 강력한 공세를 준비하고 일부 장기근무 장교들을 교체할 시간을 벌기 위해 공격을 잠시 중단했다고 분석했다.

서방의 전문가들은 트로셰프 중장과 샤마노프 소장이 체첸군의 저항을 제대로 진압하지 못함에 따라 문책 경질됐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푸틴 권한대행은 “일상적인 전보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러시아의 그로즈니 함락계획이 2주 이상 답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병사들의 희생이 늘자 러시아 언론도 체첸전쟁을 비판해 푸틴의 정치적 입지를 흔들고 있다. 그동안 체첸 공습을 두둔해온 일간지 이즈베스티야는 6일 “러시아군이 체첸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는 것은 단지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친정부 신문 코메르산트도 5일 “전쟁을 오래 끌어 희생자가 증가하면 푸틴에게 정치적인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스크바AFP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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