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무부 MS분사案]윈도부문 떼내 OS장악 차단속셈

  • 입력 2000년 1월 13일 19시 11분


미국 법무부는 마이크로소프트(MS)를 △윈도 운영체제(OS) △오피스 등 응용 소프트웨어 △인터넷 부문 등 3개 회사로 쪼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 법무부는 MS가 세계 컴퓨터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윈도로 OS시장을 장악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윈도를 나머지 사업부문과 떼어낸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분할방안으로는 MS를 다스릴 수 없다는 지적도 미국 컴퓨터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은 얼마전 기자회견에서 “MS는 공상과학 영화에 등장하는 괴물”이라며 “MS를 사업부문별로 쪼개는 것은 또 다른 괴물을 만드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컴퓨터업계 관계자들은 사업부문별로 MS를 쪼갠다면 머지 않아 빌 게이츠 MS회장이 분할된 회사를 재통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MS를 사업부문별로 쪼개기보다는 분리된 자회사가 모두 윈도와 오피스 등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방식으로 분할돼야 한다는 것이다. 자회사끼리 치열하게 경쟁하다보면 재통합이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미 법무부도 업계의 이런 의견을 감안해 사업영역이 중복되는 몇 개의 기업으로 MS를 분할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CNN이 12일 보도했다. 그러나 MS는 법무부의 분할 방안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MS 관계자는 “AOL과 타임워너가 MS와 경쟁하기 위해 합병하는 마당에 법무부가 MS를 분할하려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마이클 쿠스마노 MIT대 교수도 “MS를 분할하면 컴퓨터 OS시장에 일대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