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印尼 쿠데타 가능성 경고…와히드대통령 지지 표명

  • 입력 2000년 1월 16일 23시 30분


미국 정부가 인도네시아에서의 군사쿠데타 발발 가능성을 우려해 인도네시아군 장성들에게 경고를 보내는 한편 압두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16일 로버트 겔버드 인도네시아 주재 미국대사를 와히드대통령에게 보내 와히드대통령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내용의 친서를 전달했다.

클린턴대통령은 친서에서 “와히드대통령의 지도력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며 동티모르의 인권유린실태 조사와 관련한 군부 일각의 압력에 굴복하지 말 것을 와히드대통령에게 촉구했다고 인도네시아 일간지 자카르타포스트가 전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클린턴의 친서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리처드 홀브룩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14일 인도네시아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인도네시아군 장성들에게 와히드대통령 정부의 권위에 도전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홀브룩 대사는 “인도네시아에 군사쿠데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언론보도를 접했으며 우리는 그런 상황전개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하고 “쿠데타는 인도네시아에 엄청나고 복구 불가능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 정부수립 이후 54년 만에 첫 여야간 평화적 정권교체를 통해 지난해 10월 집권한 와히드대통령은 취임 직후 민간인을 국방장관에 임명하고 해군제독을 군총사령관에 임명하는 등 군개혁을 추진해 군부의 피해의식을 자극했다.

특히 동티모르에서 인도네시아군이 자행했던 인권유린실태 조사를 둘러싸고 와히드 정부와 군부가 갈등을 빚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군 대변인 수드라자트장군이 군부에 개입하지 말라고 와히드대통령에게 공개 경고하자 와히드대통령이 13일 수드라자트장군을 해임하라고 군부에 요구해 양측의 갈등이 한층 고조됐다.

게다가 인도네시아에서는 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의 유혈충돌로 사회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15일에는 이슬람 성직자들이 이슬람교도들의 성전(聖戰) 요구를 지지하고 나섬으로써 유혈분쟁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카르타AP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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