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 서 누구인가]대학안가고 시민-환경운동 헌신

  • 입력 2000년 1월 17일 20시 06분


‘작은 행동이 세상을 바꾼다.’

미국의 대중잡지 피플지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50명’으로 선출한 재미교포 2세 대니 서(23)의 삶의 좌우명이다.

그는 세상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거창한 구호와 엄청난 돈이 아니라 순수한 열정과 행동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산 교과서다.

1977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미국으로 이민간 의사의 2남1녀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유년시절부터 고집불통이었다.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있으면 한길에 벌렁 누워버려 부모의 애간장을 태우던 이 어린이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10대 환경운동가가 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 못했다.

공부는 뒷전이고 개구쟁이짓은 도맡아하던 그는 11세 때 TV와 책 등을 통해 동물학대와 환경재해를 우연히 목격한 후 12세의 나이에 세상을 바꾸는 일에 나섰다. 그는 ‘지구 2000’이라는 어린이 환경단체를 만든 후 12세 생일 잔치 때 친구 7명에게 ‘선물 대신 이 단체에 회원으로 가입하라’고 권했다.

7명의 친구와 23달러로 시작한 이 단체는 현재 2만6000명이 넘는 회원을 가진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환경 단체 중 하나로 성장했다.

그는 13세 때 학교근처의 하드 폰드 숲이 개발업자에게 넘어가자 건설현장에서 반대시위를 벌이고 법정싸움을 벌였는가 하면 16세에는 덴마크의 고래잡이에 항의하기 위해 버스편으로 워싱턴으로 올라가 덴마크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는 95년 거버너 매플린 공립고교를 꼴찌로 졸업했지만 환경운동을 통해 대학졸업장보다 귀중한 삶의 의미를 터득했다. 대학진학을 포기한 그는 현재 뉴욕에서 혼자 살며 환경캠페인, 신문 칼럼 기고와 강연활동 등으로 그 누구보다도 바쁜 삶을 살고 있다. 이런 활동으로 그는 95년 알베르트 슈바이처재단이 수여하는 ‘생명에의 외경’상을 받았고 워싱턴포스트지는 2개면의 특집기사로 ‘세계에서 가장 경이로운 22세의 젊은이’라고 격찬했다.

<정성희기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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