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스와 그가 소속된 집권 연정의 에두아르도 프레이 현 대통령은 영국 정부의 피노체트 석방 방침 발표 후 “그가 칠레로 귀국하면 일단 전문 의료진의 진단을 받게 한 후 사법부가 제소임을 다해야 한다”며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최근 전했다.
칠레의 현직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자가 이같은 입장을 밝힘에 따라 칠레 사법부는 피노체트가 귀국하면 재판 회부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는 이번 주말까지 피노체트의 귀국을 허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정부는 피노체트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석방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건강진단에 참여했던 그림리 에번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16일 일간지 옵서버에 기고한 글에서 영국의 석방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피노체트가 건강을 회복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칠레 사법부는 피노체트의 건강상태가 재판정에 설 수 있는 정도로 판정되면 그에 대한 재판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피노체트는 17년간의 집권기간 중 저지른 납치 고문 등의 인권유린혐의로 50여건의 소송에 휘말려 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