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실 남편, 産母에 도움안돼… 겁먹어 수술요구 일쑤

  • 입력 2000년 1월 18일 20시 23분


출산시 분만실에 남편이 들어가는 것은 임산부에게 도움이 되기보다는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더 많다고 영국의 BBC방송이 17일 보도했다.

산부인과 의사인 마첼 오덴트 박사는 아내의 진통 모습에 놀란 남편의 불안감이 아내한테 옮아가 자연분만 대신 제왕절개를 택하게 만드는 때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덴트박사는 “임산부가 진통을 견디느라 비명을 지르는 일은 불가피한데도 남편은 이를 이해하지 못해 허둥대고 아내가 혹시라도 구토하는 모습을 보면 공포에 빠져 버린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정상 분만이 가능한 임산부도 옆에 있는 남편이 겁 먹은 모습을 보면 심리적으로 위축돼 진통제를 놓아달라고 하거나 제왕절개 수술을 요구하는 때가 많다는 것이다.또 임산부에게 출산시 가장 중요한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는 남편보다는 오히려 출산경험이 있는 어머니나 여자친구 등 여성이 곁에 있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오덴트 박사는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국립출산재단의 매리 뉴번 대표는 “1960년대 아버지의 적극적인 역할이 강조되기 시작하면서 남편이 분만실에 들어가는 것이 당연시됐으나 이제는 임산부의 처지에서 분만실에 들어가는 문제를 재고할 때가 됐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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