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킨은 미국 일간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17일자에 '새로운 자본주의가 문화를 상업으로 변모시킨다'는 기고문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재화의 상품화와 사유재산권으로 시작한 자본주의는 인간의 문화 자체를 상품화하는 것으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기고문 요지.
전세계를 연결하는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를 갖춘 초국가적 미디어 회사들은 세계 곳곳의 문화적 재화를 캐내 이를 문화상품과 오락으로 재포장하고 있다. 전세계 주민 상위 20%는 현재 제조된 상품과 기본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 만큼 문화적 경험을 사는데 돈을 쓰고 있다.
AOL-타임워너 같은 회사들은 커뮤니케이션에 사용되는 파이프라인을 통제하고 영화 방송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많은 문화적 컨텐츠를 형성함으로써 세계 모든 곳의 인간경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이처럼 절대적으로 장악한 경우는 역사상 전례가 없다. 일부 학자들은 이런 기업들이 우리의 일상생활을 이루는 문화적 내용을 통제하게 될 때 인류의 문화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를 우려하기 시작했다.
문화를 자본주의화 하는 새로운 세력은 세력은 전통 음악과 춤, 지역 축제, 스포츠 행사에서부터 진귀한 음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고 이를 재포장해, 생명이 길지 않은 상업성 오락, 흥미, 볼거리로 만들어 버릴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는 수천년 동안 인간이 경험한 풍부한 문화적 다양성에 접근할 기회를 잃는다는 것은 인간의 장래 능력에 대한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세계 주민 20%가 사이버 공간으로 이주하고 있는 반면 나머지 인류는 아직도 물질적인 궁핍에 처해있다. 세계 인구의 절반이상은 여태 전화 한 통화도 건 적이 없다.
'가진 자'와 '못가진 자' 사이의 격차도 크지만 '접속하는 자'와 '접속하지 못하는 자'와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다.
하버드대 사회학자 대니얼 벨은 미래에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지배가 힘의 근원이 되고,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접근이 자유의 조건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AOL-타임 워너의 합병은 우리를 그런 세계로 이끌고 있다.〈로스앤젤레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