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영박사 "4·3사태 규명-대전교도소 학살주범 처벌을"

  • 입력 2000년 1월 19일 20시 13분


“한꺼번에 학살돼 누가 조상인지 몰라 같이 제사를 지내 생겨난 ‘조상은 백명인데 자손은 하나’라는 뜻의 백조일손(百祖一孫)이란 말을 아십니까. 한국군경과 미군정에 의해 학살된 원혼은 진상규명을 간절히 원합니다.”

19일 오후 외신기자클럽 주최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귀국기자회견을 가진 이도영박사(52·사진)는 제주 4·3사태의 규명과 대전교도소 재소자 학살주범의 처벌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박사는 지난해 12월 미국 정부에 6·25전쟁이 발발하기 전 예비검속자의 처형에 관한 자료를 요청, 이를 공개한 주인공.

이박사는 자신이 1950년 4·3사태 당시 한국군경에 의해 학살된 제주도민 이현필씨의 아들이며 연좌제로 인해 일찍이 미국으로 건너간 피해자. 할아버지와 부인이 연좌제 때문에 미국 초청장이 허락되지 않아 힘든 생활을 하다 병으로 사망했다.

이박사는 ‘학살주범’으로 한국헌병과 경찰, 대한청년소방대, 미군정 등 4개 기관을 지목하고 “당시 학살은 미국 극동사령부를 통해 미국무성까지 전달됐는데도 미국은 이를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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