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한반도 비핵화, 미사일과 생화학무기 등 대량 살상무기 확산반대, 남북간 직접대화 등 공식 발표문을 보면 지난해 8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한중 첫 국방장관 회담보다 뚜렷하게 진전된 부분을 찾기 힘들다.
그러나 양국 관계자들은 군사교류 발전방안을 지난해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장관 회담 연례화와 군 고위급 인사의 상호방문 등이 대표적이다. 해군함정 교환방문과 공동훈련에 대해서만 중국이 아직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후문.
이런 내용을 명확히 공개하지 않은 건 중국이 반세기 이상 혈맹관계를 맺어온 북한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해 8월 한중 첫 국방장관 회담 당시 츠하오텐(遲浩田)국방부장의 방한초청을 받아들였지만 북한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공식발표를 보류하고 한국측에도 가능한 서울회담을 조용히 진행시키도록 요구해 왔다.
한편 이번에 츠하오톈(遲浩田) 국방부장과 함께 한국을 찾은 수행원 중에는 중국 군부의 실세들이 상당수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짱원칭(臧文淸·중장·한국군 소장에 해당)베이징군구 부사령원은 우리 수도방위사령관과 비슷한 직책이며 쑤이밍타이(隋明太·중장) 제2포병 정치위원은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전략무기를 관할한다.
또 왕젠민(王建民)중장이 참모장으로 있는 선양(瀋陽)군구는 대만과 무력충돌이 벌어질 경우 신속전개군으로 투입되는 정예병력을 지휘해 베이징군구와 함께 중국군 핵심전력으로 꼽힌다.
뤄빈(羅斌·소장·한국군 준장에 해당)국방부 외사판공실 주임은 중국 국방부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실세로 96년 중국군 고위인사로는 처음 한국을 방문했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